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즐거운 주일입니다!
오늘은 사도 베드로와 바오로의 증언으로 시작되었고, 그분들과 수많은 다른 순교자들의 피로 풍요로워진 로마 교회의 위대한 축일입니다. 오늘날에도 전 세계에는 복음 때문에 목숨까지 바쳐 기꺼이 용감하게 행동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있습니다. 이처럼 피의 일치(ecumenismo del sangue), 곧 아직 완전하고 가시적인 친교를 이루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리스도교 교회들 사이에 보이지 않고 깊은 일치가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 엄숙한 축일에 저의 주교 직무가 일치를 위한 봉사이며, 로마 교회가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의 피로 모든 교회 간의 친교(comunione)를 섬기는(servire) 데 헌신하고 있음을 확인하고자 합니다.
베드로가 자신의 이름을 받은 바위는 바로 그리스도이십니다. 사람들에게 버림받았지만 하느님께서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게 하신 바위입니다(마태 21,42 참조). 이 광장과 성 베드로 대성전, 성 바오로 대성전은 그 역전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음을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이 성전들은 고대 도시의 변두리, 오늘날까지도 ‘성벽 밖’이라고 불리는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위대하고 영광스럽게 보이는 것은 세속적인 사고방식과 상충되었기에 이전에 버려지고 추방되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은 정신적인 가난, 온유함, 자비, 의로움에 대한 갈망과 목마름, 평화를 위한 노력이 반대와 박해를 받는 행복(Beatitudini)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영광은 그분의 친구들 안에서 빛나고, 그분들을 회개에 회개를 거듭하며 그 길에서 빚어내십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수천 년간 순례의 목적지였던 사도들의 무덤 위에서 우리도 회개에 회개를 거듭하며 살 수 있음을 발견합니다. 신약성경은 우리가 가장 위대한 사도라고 공경하는 이들의 실수, 모순, 죄를 숨기지 않습니다. 사실 그들의 위대함은 용서로 빚어졌습니다. 부활하신 분께서는 한두 번이 아니라 여러 번 그들을 찾아가 당신의 길로 다시 돌려놓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결코 한 번만 부르시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희년에 우리에게 상기시켜 주듯이, 우리 모두가 언제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이유입니다.
교회 안에서 그리고 교회들 사이의 일치는 용서와 상호 신뢰로 양육됩니다. 이는 우리의 가정과 공동체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신뢰하신다면, 우리도 그분의 이름으로 서로를 신뢰할 수 있습니다.
사도 베드로와 바오로께서는 동정 마리아와 함께 우리를 위하여 전구하시어, 찢겨진 이 세상에서 교회가 친교(comunione)의 집이자 학교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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