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즐거운 주일입니다!
오늘날 많은 나라에서 지극히 거룩하신 그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Solennità del Corpo e del Sangue di Cristo), 즉 꼬르푸스 도미니(Corpus Domini)를 지내며, 복음은 빵과 물고기의 기적(루카 9,11-17 참조)을 이야기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말씀을 듣고 치유를 청하러 온 수많은 사람들을 먹이시기 위해 사도들에게 그들이 가진 얼마 안 되는 것을 가져오게 하시고, 빵과 물고기를 축복하시어 모든 사람에게 나누어 주라고 명령하십니다. 그 결과는 놀랍습니다. 모든 사람이 충분히 먹었을 뿐만 아니라, 남은 음식도 풍성했습니다(루카 9,17 참조).
이 기적은 놀라운 일 그 이상으로 하나의 “표징”이며, 하느님의 선물은 아무리 작더라도 나눌수록 더욱 커진다는 것을 우리에게 상기시켜 줍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모든 것을 꼬르푸스 도미니 날에 읽으면서, 훨씬 더 깊은 실재에 대해 묵상합니다. 우리는 모든 인간적인 나눔의 뿌리에는 그보다 더 크고 선행하는 나눔, 즉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나눔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생명을 주신 창조주이신 그분께서는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당신의 피조물 중 하나에게 당신의 어머니가 되어 달라고 요청하셨습니다. 우리와 같이 연약하고 제한적이며 죽을 수밖에 없는 몸을 당신께 주어, 당신 자신을 아기처럼 그녀에게 맡기신 것입니다. 이렇게 그분께서는 우리의 가난을 끝까지 나누셨고, 우리를 구속하시기 위해 우리가 그분께 드릴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것을 사용하시기로 택하셨습니다(니콜라오 카바실라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삶』, IV, 3 참조).
우리가 선물을 줄 때—비록 작고 우리의 능력에 비례하더라도—그 선물을 받는 사람이 그것을 소중히 여길 때 얼마나 아름다운지 생각해 봅시다. 그 선물이 비록 단순하더라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우리를 더욱 가깝게 해준다는 것을 느낄 때 우리는 얼마나 기쁜가요? 음, 성찬례 안에서 우리와 하느님 사이에서 바로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제단에 바치는 빵과 포도주를 우리 삶의 봉헌과 함께 받아들이시고, 거룩하게 하시며 축복하시어, 세상의 구원을 위한 사랑의 희생 제사인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시키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가져오는 것을 기쁨으로 받아들이심으로써 우리와 하나 되시며, 우리에게 그분의 사랑의 선물을 똑같은 기쁨으로 받고 나누며 그분과 하나 되라고 초대하십니다. 이런 식으로, 성 아우구스티노는 “함께 모인 밀알들이 하나의 빵을 이루듯이, 사랑의 일치 안에서 그리스도의 하나의 몸이 형성된다”고 말합니다(Sermo 229/A, 2).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저녁 우리는 성체 행렬(Processione Eucaristica)을 할 것입니다. 우리는 함께 성찬 미사(Santa Messa)를 봉헌한 다음, 가장 거룩한 성사(Santissimo Sacramento)를 우리 도시의 거리를 지나며 행진할 것입니다. 우리는 노래하고 기도하며, 마지막으로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앞에 모여 우리 가정과 가족, 그리고 온 인류를 위한 주님의 축복을 간구할 것입니다. 이 거행이 제단과 감실에서 시작하여, 나눔과 사랑 안에서 서로에게 친교와 평화를 가져다주는 매일의 우리의 헌신에 대한 빛나는 표징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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